‘나의 아저씨’ 드라마가 책으로 출간된다는 것은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에 보답해 소중히 간직하길 바라는 마음도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소설이 아닌, ‘나의 아저씨 대본집’으로 출간된 인생 드라마 작품집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글의 순서 (목록)
1. 나의 아저씨 대본집… 나의 아저씨 책…출간!

마음이 공허하고 힘듦이 있을 때, 문득 생각이 나서 위로가 되는 것이 있습니다. ‘나의 아저씨’라는 작품은 나의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를 끌어당겼기에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나의 방 한쪽에 ‘나의 아저씨 대본집’이 꽂혀 있습니다.
한동안 그냥 스쳐 지나갔는데, 요즘 다시 ‘나의 아저씨 대본집’이 자꾸 눈에 들어옵니다. 나의 마음에서 무언가를 끌어당겨 줄 것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어떤 공감을 원하는지, 어떤 위로가 필요한지 다시 한번 읽으며 내 마음을 읽어보려 합니다.
방영 당시에는 큰 관심이 없다가 우연한 계기로 ‘나의 아저씨’ 드라마를 알게 되었고, 매 회 눈물을 흘리며 보았습니다. 40대를 맞이하는 저에게 많은 장면과 대사에서 공감이 되고 의미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다양한 연령층의 사랑을 받았지만, 주로 중년층의 삶을 그려냈기에 30, 40대인 중년층에서 조금 더 사랑받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드라마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저처럼 각자의 삶에서 무언가에 위로를 받고 공감했을 것입니다. 문득문득 생각나는 이 느낌을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한동안 소식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종영된 지 4년 정도 지나 ‘나의 아저씨 대본집’ 무삭제판이 출간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했고, 소장하고 싶은 마음에 망설임 없이 바로 예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도착했습니다. 인생 드라마 작품집 시리즈로 나의 아저씨 대본집 2권이… 그것도 초판 에디션!!
푸른빛의 선으로 주인공의 얼굴이 스케치된 검은색 종이 상자 안에 1권과 2권의 나의 아저씨 대본집이 꽂혀 있습니다. 두둥! 케이스 안에서 꺼낸 책의 표면은 종이가 아닌, 천재질의 커버로 촉감이 따뜻해서 자꾸 쓰다듬게 됩니다.
나의 아저씨 대본집 1권 표지에는 주인공 박동훈, 나의 아저씨 대본집 2권 표지에는 주인공 이지안의 사진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주인공들의 사인과 함께 마무리되어 있습니다. 영상으로 보는 것이 아닌 대본집을 통해 장면을 연상하면서 천천히 읽어보려 합니다.
2. 나의 아저씨 대본집 구성 및 특징
나의 아저씨 대본집 케이스

푸른 선의 스케치와 문구가 적혀있는 짙은 회색의 두꺼운 종이 케이스…
나의 아저씨 대본집 1, 2권

무난한 가을 재킷 같은 천재질의 책 커버에 주인공 사진과 작가 이름, 책 이름… 이 적힌 나의 아저씨 대본집!!
나의 아저씨 등장인물 소개

등장인물의 사진과 이름, 그리고 그 인물에 대한 간단한 설명…
나의 아저씨 대본집 내용 형식

드라마 대본 집필 형식으로 단어, 표현, 구두점 등이 표준 한국어 맞춤법과 다르더라도 입말 표현을 살려 나타냈다고 합니다. 장면, 효과음, 오버랩 장면, 신 안에서 다른 신을 넣을 때, 신 내에서 화면이 전환될 때 등 영상을 찍기 위한 모든 요소를 글로 쓴 대본입니다. 나의 아저씨 대본집을 통해 드라마에서 느끼지 못했던 것도 볼 수 있고, 어떤 의도로 어떻게 표현되는지 더 실감 나는 부분도 있습니다.
나의 아저씨 대본집을 읽다 보면, 오하이오라는 작가가 그린 예쁜 일러스트가 에피소드마다 1, 2개씩 삽입되어 있어서 다소 딱딱한 느낌을 그림으로 온화하게 만들어줍니다. 글로만 쓰여 있을 대본집에 그림도 있으니 색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나의 아저씨 대본집 1권은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의 추천글을 시작으로, 1화에서 8화까지의 대본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선균 배우의 인터뷰 글과 김원석 감독의 글을 통해 대사와 장면들에서 나타내려 했던 느낌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선균 배우의 사인과 뭉클한 대사가 적혀있습니다.

나의 아저씨 대본집 2권은 인물 관계도의 그림을 시작으로 에피소드 9화에서 16화까지의 대본을 볼 수 있습니다. 2권에는 이지은 배우의 인터뷰 글과 박해영 작가의 글을 통해 영상에서 나타내고자 했던 느낌과 생각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나온 몇 개의 장면, 이지은 배우의 사인과 대사 한 줄로 마무리 됩니다.
<함께 찾아보는 글>
3. 나의 아저씨 명대사… 대본집 그대로…
‘나의 아저씨 대본집’은 드라마 장면에서 느끼지 못한 부분까지 좀 더 섬세하고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 감독, 배우들이 나타내고자 했던 행동과 대사의 의미를 다른 시각에서 생각할 수 있었고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나의 아저씨 대본집 후기를 소개하는 만큼 책 속의 대사 구절들을 에피소드마다 몇 개 적어보려 합니다. 드라마에서 본 느낌과 어떻게 다른지 읽어보시고, 함께 공감하고 위로받으시길 바랍니다.
Episode 1
| 기훈 : 욕망과 양심 사이에서 항상 양심 쪽으로 확 기울어 사는 인간. 젤루 불쌍해. 동훈 : 지랄…(그러나 심장은 조용히 녹아난다) |
지는 듯하다…
| 동훈 : 무당벌레는 그냥 죽이기 좀 그렇지 않나? 지안 : … 동훈 : 어디까지 죽여봤어? 지안 : …사람. 동훈 : ! 지안 : … 동훈 : 미안하다. 말 시켜서. (일어난다) |
Episode 2
| 지안 : 내가 삥 뜯는 사람도 아니고. 일을 하고 돈을 받는 걸로 하죠. 준영 : 어떤 일? 지안 : 윤 상무가 하던 일. 박 상무랑, 박동훈 부장, 둘 다 잘라줄게요. 준영 : ! 지안 : 봤잖아요. 손도 빠르고 눈치도 빠르고. 윤 상무보단 낫지 않나? 준영 : …내가 너를 어떻게 믿고? 지안 : (푸, 입술 바람 빼고) 뭘 믿어요. 후지게. 그냥 하는 거지. 동훈 : (불쑥) 고맙다. 지안 : ! 지친 와중에 아주 엷은 미소가 나오는 지안. 그런 둘의 모습에서 |
Episode 3

| 동훈 : 아나 보지. 내가 자기 싫어하는 거. 지안 : 왜 싫어하는데요? 동훈 : 사람 싫은데 이유 있나. 그냥 싫어. 지안 : 이유 있던데. 잘 생각해보면. 동훈 : 왜 싫은지 이유도 생각하기 싫은 사람 있어. 지안 : …정말 싫어하는구나. 괴롭겠다. 그런 사람이 잘나가서. 동훈 :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은 다 잘돼. 지안 : (그 말에 동훈을 보고, 진지한 눈빛) 나 좀 싫어해줄래요? 동훈 : ! 지안 : 엄청나게. 아주 아주 열심히. 동훈 : (보다가 실없는 소리라는 듯 마시고) 지안 : 나도 아저씨 싫어해줄게요. 동훈 : ! 지안 : 아주아주 열심히. (빤히 보는 시선) |
Episode 4
| 지안 : 나만큼 지겨워 보이길래. 어떻게 하면 월 오륙백을 벌어도 저렇게 지겨워 보일 수 있을까… 대학 후배 아래서, 그 후배가 자기 자르려고 한다는 것도 뻔히 알면서 모른척… 성실한 무기징역수처럼 꾸역… 꾸역…(밖을 둘러보며) 여기서 제일 지겹고 불행해 보이는 사람…나만큼 인생 그지 같은 거 같애서… 동훈 : ! |
| 김대리 : 뭐가 불쌍해요? 그런 싸가지가? 동훈 : … 경직된 인간들은 다 불쌍해. 살아온 날들을 말해주잖아. 상처받은 아이들은 너무 일찍 커버려. 그게 보여. 그래서 불쌍해. 걔의 지난날들을 알기가, 겁난다. 지안 : (도청하며) 개, 새, 끼… |
| 동훈 : 아무 일도 아냐. 내가 무슨 모욕을 당해도 우리 식구만 모르면, 아무 일도 아냐. 어떤 일이 있어도, 식구가 보는 데서 그러면 안 돼. 식구가 보는 데서 그러면, 그땐, 죽여도 이상할 게 없어. 지안 : (도청하며)…지안의 눈에서 눈물이 뚝. |
| 동훈 : 누가…나를 알아. 나도… 걔를 좀 알 것 같고. 기훈 : 좋아? 동훈 : 슬퍼. 기훈 : 왜? 동훈 : 나를 아는 게… 슬퍼. |
Episode 5
| 동훈 : 착하다… 지안 : ! 동훈 : … 지안 : ! 동훈 : (돌아서며) 간다… 계단을 내려가는 동훈… 그대로 서 있는 지안… |

밤하늘에 떠 있는 밝고 큰 달이 할머니와 지안이를 어둠 속에서 비추어주는 장면입니다. 닿을 수 없는 존재인 달이 주는 빈곤함과 쓸쓸함, 그리고 따뜻함이라는 상반된 느낌을 줍니다… 이 장면에서 나의 아저씨 OST ‘Dear Moon‘이라는 음악이 흐릅니다. “My Moon 널 안으려는 게 아냐, 내 품에 안기엔 턱없이 커다란 걸 알아, 네가 나에게 이리 눈 부신 건 내가 너무나 짙은 밤이기 때문인걸…” 가사가 너무 슬픕니다…
| 동훈 : 나와 있으면 할머니는 누가 봐? 지안 : 친구가 들러봐요. 동훈 : (커피를 젓다가) 무슨 지 자야? 우리 아들이 지석인데. 지안 : 이를 지요. 동훈 : 안은? 지안 : …편안할 안이요. 동훈 : …! (처지와 정반대인 이름. 짠하다. 그렇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 좋다… 이름 잘 지었다… 지안 : … |
Episode 6
| 동훈 : 모른 척해줄게. 너에 대해서 무슨 얘기를 들어도, 모른 척해줄게. 약속해주라. 너도 모른 척해준다고…겁나. 너는 말 안 해도 다 알 것 같아서. |
Episode 7
| 동훈 : 착한 거야. 네 번이 어디야? 한 번도 안 하는 인간들 쌔고 쌨는데. 지안 : …(허!) 동훈 :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내 인생이 니 인생보다 낫지 않고, 너 불쌍해서 사주는 거 아니고. 고맙다고 사주는 거야. 지안 : ! |
| 동훈 : 현실이 지옥이야. 여기가 천국인 줄 아냐? 지안 : (…) 동훈 : (자기 생각에 빠져) 지옥에 온 이유가 있겠지. 벌 다 받고 나가면 되겠지. 지안 : 벌은 잘못한 사람이 받아야 되는 거 아닌가. 동훈 : … 지안 : 내가 대신 죽여줄까요? (가만 보는) 동훈 : … (멀멀하게 보다가) 마셔라. |
| 동훈 : 근데 무슨 특기가 달리기래? 지안 : (생각에 빠지는 듯) 달릴 때는… 내가 없어져요. (가만) 내가 없어지는데… 그게 진짜 나 같애요… 동훈 : ! … 잊고 싶은 현실. 그것을 잊었을 때의 순간적이 평온함. 동훈이 어렴풋이 그 뜻을 파악하고 안쓰럽다 싶다. 동훈은 건배하자는 듯 잔을 들면, 지안도 들고. 동훈 : (잔 부딪히며) 행복하자 서로 처음으로 보며 미소. 실없는 미소. 그러다가 조금 더 큰 미소. |
Episode 8
| 동훈 : 항상… 외력보다 내력이 세게… 인생도 … 어떻게 보면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세면 버티는 거야. 지안 : 인생에 내력이 뭔데요? 동훈 : 몰라. 지안 : 나보고 내력이 세 보인대매요. 동훈 : 나를 지탱하는 기둥인 줄 알았던 것들이 사실은 내 진정한 내력이 아닌 것 같고… 그냥… 다 아닌 것 같다고… 동훈 : 이런저런 스펙 줄줄이 나열돼 있는 이력서보단, 달리기 하나 써 있는 이력서가 훨씬 세 보였나 보지. |

| 동훈 : 가라. 지안 : 내일 봐요. 지안 : 파이팅! 동훈 : ! (돌아본다) |
| 동훈 : 어떤 애가… 자기가 삼만 살이래… 정희 : 삼만사리가 뭐야? 동훈 : 나이가 삼만 살이라고. 수없이 태어났을 테인까, 모든 생애를 합치면, 삼만 살 정도는 되지 않을까… 왜 자꾸 태어나는지 모르겠다는데… 난 알아. 왜 자꾸 태어나는지. 동훈 : 여기가 집이 아닌데… 자꾸 여기가 집이라고 착각하는 거야… 그래서 자꾸 여기로 오는 거야… 어떻게 하면 진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다시 태어나지 않고… |
| #동네 일각 : 그렇게 걸어가는 뒷모습에서 점점 흥얼거리는 소리가 잠잠해지고. 잠시 후, 우는지 콧물을 훌쩍이는 소리. #지안 집 : 그걸 듣는 지안… #동네 일각 : 서럽게 가는 동훈의 등짝. 그러다가 순간 엎드리고… #지안 집 : 눈물이 날 것 같은 지안… #동네 일각 : 동훈은 엎드린 채로 가만있다가… “파이팅!” 마치 며칠 전 지안의 응원에 응하듯… 다시 씩씩하게 걸어가는 동훈의 뒷모습. |
Episode 9
| 춘대 : 지 엄마 죽고, 지안이가 그 빚을 다 떠안았어요. 상속포기라는 걸 몰랐으니까. 누가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고. 갚아두 갚아두 끝이 없는 돈이었어요. 그중에 광일이 아버지 돈이 제일 많았고. 사채 하는 놈이었는데 정말 징글징글하게 못살게 굴었어요. (말하기도 마음 아픈) 맨날… 노인네… 패고. 그러니 별수 있나. 그놈이 시키는 건 다 하는 수밖에. 지안이가 나쁜 짓 한다는 거 알고 노인네 쓰러지고… 다신 나쁜 짓 안 하겠다고, 그 작은 게 뼈가 부셔져라 일만… 가만히 듣는 동훈의 마음은 조용히 무너지고… 춘대 : 부장님 돈을 훔치려고 했던 건 사실이지만, 사실이 뭐였는지 중요한가요. 내가 지안이를 건사하게 된 거나, 사실에 비추면 다 말이 안 되죠. 마음이 어디 논리대로 가나요… 동훈 : …(고개 숙여) 존경합니다. 어르신. |
| 동훈 : 왜 애를 때려 새꺄. 불쌍한 애를 왜! 왜? 왜? 광일 : 그년이 죽였어, 우리 아부지. 그년이 죽였다고! (동훈은 맞은 얼굴로 처연하게 앉아 있다가… 조용히 말한다) 동훈 : 나 같아도 죽여. 지안 : (도청하는) ! 동훈 : 내 식구 패는 새끼들은… 다 죽여-! 떨며 걸어가는 지안의 뒷모습. 그러다가 건물 쪽으로 붙고. 건물 아래에 쪼그려 앉는다. 온몸이 쪼그라들게 떨린다. 걸을 수 없게 떨린다. 떨리는 걸 꾹 참아가며 흐느끼다가, 결국 마음껏 소리 내어 통곡하며 엔딩 |
Episode 10
| 동훈 : 그놈이 또 못살게 굴면 바로 전화해. 그 동네 니 전화 한 방에 달려올 인간이 서른 명은 넘어. 백 명 오라고 하면 백 명도 와. 지안 : … 동훈 : 전화하면 달려갈 사람 많아. 아무 때고 불러. 지안 : … 동훈 : 맞고 살진 말자. 성질난다. 지안 : … 동훈 : 이제 너도 편하게 살아. 하고 싶은 거 하고. 먹고 싶은 거 먹고. 회사 사람들하고도 같이 어울리고. 친해둬서 나쁠 거 없어. 지안 : 사람 죽인 애라는 걸 알고도 친할 사람 있을까? 동훈 : ! 동훈 : 니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냐. … 이름대로 살아. 지안 : ! 동훈 : 좋은 이름 두고 왜. |
Episode 11
| 동훈 : 억지로 산다. 날아가는 마음을 억지로 당겨와, 억지로 산다. 겸덕 : 불쌍하다. 니 마음. 나 같으면 한 번은 날려주겠네. |
| 동훈 : 그냥, 나 하나 희생하면, 인생 그런대로 흘러가겠지 싶었는데… 겸덕 : 희생 같은 소리 하네. 니가 육이오 용사야 임마? 희생하게? 열심히 산 거 같은데, 이루어 놓은 건 없고 행복하지도 않고. 희생했다 치고 싶겠지. 그렇게 포장하고 싶겠지. 지석이한테 말해봐라. 널 위해서 희생했다고. 욕 나오지. 기분 드럽지. 누가 희생을 원해? 어떤 자식이? 어떤 부모가? 누가 누구한테? 그지 같은 인생들의 자기 합리화… 쩐다 임마. 동훈 : 다들 그렇게 살어! 겸덕 : 그럼 지석이도 그렇게 살라 그래! 동훈 : (씨이!) 겸덕 : 그 소리엔 눈에 불나지? 지석이한텐 절대 강요하지 않을 인생, 너한텐 왜 강요해? 동훈 : ! 겸덕 : 너부터 행복해라 제발. 희생이라는 단어는 집어치우고. 겸덕 : 상훈이 형하고 기훈이 별 사고를 다 쳐도, 어머니 두 사람 때문에 마음 아파하시는 거 못 봤다. 그눔의 시키들 어쩌고저쩌고 매일 욕하셔도 마음 아파하시는 건 못 봤어. 별 탈 없이 잘 살고 있는 너 때문에 매일 마음 졸이시지. 동훈 : … 겸덕 : 상훈이 형이나 기훈인 뭐 어떻게 망가져도 눈치 없이 뻔뻔하게 잘 살 거 아시니까. 동훈 : … 겸덕 : 뻔뻔하게 너만 생각해. 그래도 돼. 겸덕 : (꽉 끌어안고) 행복하자 친구야. 동훈 : 에이… 겸덕 : (꽉 끌어안고) 아무것도 아니다… |
| 윤희 앞에 엎드려 울며 말하는 동훈. 동훈 : 넌, 그 새끼랑 바람 핀 순간 나한테 사망 선고 내린 거야. 박동훈 넌 이런 대접받아도 싼 인간이라고 가치 없는 인간이라고. 그냥 죽어버리라고. 불쌍한 동훈 생각에 눈물이 나는 지안. |
Episode 12
| 동훈 : 너, 나 왜 좋아하는지 알아? 지안 : … 동훈 : 내가 불쌍해서. 지안 : ! 동훈 : 니가 불쌍하니까, 너처럼 불쌍한 나 끌어안고 우는 거야. 지안 : …아저씬 나한테 왜 잘해줬는데요? 동훈 : ! 지안 : 똑같지 않나? 우린 둘 다 자기가 불쌍해요. 동훈 : … |
| 정희 : 우리도 아가씨 같은 이십 대가 있었어요. 이렇게 늙을 생각하니까 끔찍하죠? 지안 : 전 빨리 그 나이 됐으면 좋겠어요. 인생이 덜 힘들 거잖아요. 그 말에 모두 멈춰서 지안을 돌아보는. ‘너 지금 인생이 힘들구나. 우리도 그렇게 안 힘들지는 않단다’라는 시선으로 멈춰 있다가, 이내 정희가 다가와 지안의 팔짱을 끼고 앞장서 가면… 무리들도 따르고… |
| 지안 : 배경으로 사람 파악하고, 별 볼 일 없다 싶으면 빠르게 왕따시키는 직장 문화에서, 스스로 알아서 투명인간으로 살아왔습니다. 회식 자리에 같이 가자는, 그 단순한 호의의 말을… 박동훈 부장님한테 처음 들었습니다. 박동훈 부장님은, 파견직이라고, 부하 직원이라고, 저한테 함부로 하지 않았습니다. 윤 상무 : (비아냥) 그래서 좋아했나? 지안 : 좋아합니다. 존경하고요. 지안 : 무시, 천대에 익숙해져서 사람들한테 별로 기대하지도 않았고, 인정받으려고, 좋은 소리 들으려고 애쓰지도 않았습니다. 근데 이젠… 잘하고 싶어졌습니다. 지안 : 제가 누군가를 좋아한 게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오늘 잘린다고 해도, 처음으로 사람대접받아봤고… 어쩌면 내가… 괜찮은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준 이 회사에… 박동훈 부장님께… 감사할 겁니다. 여기서 일했던 삼 개월이 이십일 년 제 인생에서 가장 따뜻했습니다. 지나다가 이 건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고, 평생… 삼안이앤씨가 잘되길 바랄 겁니다. |
| 동훈 : 용감하다. (‘고맙다’) 동훈 : 근데 나 그렇게 괜찮은 놈 아냐. 지안 : (일 초의 망설임 없이) 괜찮은 사람이에요. 엄청. 지안 : 좋은 사람이에요. …엄청. |
Episode 13
| 동훈 : 들어가. 지안 : 한번 안아봐도 돼요? 동훈 : ! 지안 : 힘내라고 한번 안아주고 싶어서요. 동훈 : 힘 나. 고마워. |
| 동훈 : 죽고 싶은 와중에, 죽지 마라, 당신 괜찮은 사람이다, 파이팅해라… 그렇게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숨이 쉬어져… |
| 동훈 : 누구라도 죽일 법한 상황이었습니다. 상무님이라도 죽였고, 저라도 죽였습니다. 그래서 법이 그 아이한테 죄가 없다고 판결을 내렸는데. 왜, 왜 이 자리에서 이지안 씨가 또 판결을 받아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일 당하지 말라고, 전과 조회에도 잡히지 않게, 어떻게든 법이 그 아일 보호해주려고 하는데, 왜 그 보호망까지 뚫어가면서 한 인간의 과거를 붙들고 늘어지십니까-? 내가 내 과거를 잊고 싶어 하는 만큼, 다른 사람의 과거도 잊어주려고 하는 게 인간 아닙니까? 윤 상무 : 여기 회사야! 동훈 : 회사는 기계들이 다니는 뎁니까? 인간이 다니는 뎁니다! |
Episode 14

| 정희 : 걔 회사 그만뒀다며? 이사 간다고. 새 직장 근처로. 동훈 : ! 정희 : 이 동네가 참 좋았대… 동훈 : …! 정희 : 근데… 그 말이… 니가 좋았다는 말로 들리더라… |
| 동훈 : 미안하다. 지안 : 아저씨가 왜요? 처음이었는데. 네 번 이상 잘해준 사람. 동훈 : … 지안 : 나같은 사람. 동훈 : … 지안 : 내가 좋아한 사람. (눈물 주룩) 동훈 : … 지안 : 난 이제 다시 태어나도 상관없어요. 또 태어날 수 있어. 괜찮아요.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이 거지 같은 인생 또 살 수 있다) 동훈 : … 지안 : …우연히 만나면, 반갑게 아는 척하는 건가? 동훈 : …음. 동훈 : 할머니 돌아가시면 전화해. 꼭. |
Episode 15
| 지안 : (왈칵)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그렇게 마음 아프게 “잘못했습니다’를 말하는 지안… |
| 동훈이 혼자 맥주를 놓고 앉아 테이블에 있는 핸드폰을 보고 있고. 그렇게 있다가… 동훈 : 괜찮아. 도망 다닐 일 아냐. 정리하면 돼. 정리할 수 있어. 그러니까 전화해. |
| 동훈 : 고마워… 고마워… 그지 같은 내 인생 다 듣고도… 내 편 들어줘서… 고마워… 지안 : … (서글픈 얼굴로 바뀌고) 동훈 : … (단호하게) 나 이제 죽었다 깨어나도 행복해야겠다. 너, 나 불쌍해서 마음 아파하는 꼴 못 보겠고! 난, 그런 너… 불쌍해서 못 살겠다. 너처럼 어린 애가… 어떻게… 나 같은 어른이 불쌍해서… (말을 잇지 못하고) 나 그거 마음 아파서 못 살겠다… 지안 : … 동훈 : 행복할게. 지안 : (서러운) 아저씨가 정말 행복했으면 했어요. 동훈 : 어. 행복할게. |
| 도청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동훈에게… 지안 : … 진짜, 내가 안 미운가? 동훈 : … 사람 알아버리면, 그 사람 알아버리면, 그 삶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어… 내가 널 알아. 지안 : 아저씨 소리… 다 좋았어요. 아저씨 말… 생각… 발소리… 다… 동훈 : … 지안 : 사람이 뭔지… 처음 본 거 같앴어요… |
Episode 16
| 동훈 : 세상 제일 불쌍한 어떤 애가 있는데, 걘… 내가 세상 제일 불쌍하대. 겸덕 : … 동훈 : 잘못 살았어… 졌어… 겸덕 : … (피식) 이제 이겨. |

| 동훈 : 들어가. 할머니 혼자 계시잖아. 지안 : …할머니 돌아가시면 전화하라는 말. 진짜 든든했었어요. |
| 지안 : 고마워요. 나한테 잘해줘서. 동훈 : 너 나 살리려고 이 동네 왔었나 보다. 지안 : (보는) 동훈 : 다 죽어가는 거 살려놓은 게 너야. (괜히 외면하며 맥주를 마시고) 지안 : …난 아저씨 만나서, 처음으로 살아봤는데. 동훈 : …! 이제 진짜 행복하자. |
| 동훈 : 잘 가라. 지안 : (가뿐한 미소) 한번 안아봐도 돼요? 동훈이 보다가 지안을 안아주고. 지안도 동훈을 안고. 정희는 떨어져 서서 괜히 딴 데 보고 있고. 그러고 동훈이 지안에게서 떨어지는데 살짝 울컥하는 얼굴이고. 동훈 : 가. 지안 : 파이팅! 동훈 : ! (돌아보고 보다가) 파이팅! |
| 기훈 : ‘아무도 모른다’라는 영화가 있어. 엄마가 애들 버리고 가서 애들만 사는 영환데, 오 분 보다가 꺼버렸어. 열두 살 먹은 큰놈이 웃으면서 어른들한테 돈 꾸러 다니는 거 보자마자 꺼버렸어. ‘나 이 영화 마음 아파서 못 본다. 나 TV 뿌시고 들어가서 개들 빼내 와서 내가 키운다…’ 근데 영화 한다는 놈이 이런 것도 못 보고 무슨 영활 한다고. 다음 날 봤어. …보길 잘했다 싶더라. 애들 나름… 자기 힘이 있더라. 나 혼자 지레 슬펐어. 동훈 : … 기훈 : 인간 다 자가 치유 능력 있어. 그러니까 너무 마음 아파하지 않아도 된다고. |
| 동훈 : 그날 처음, 나를 끌어안고 울었다. 한 번도 안아본 적 없는 나를. 끌어안고 울었다. |
| 지안 : …! 동훈 : 반갑다… 그렇게 오랫동안 환하게 서로를 쳐다보는 두 사람. 동훈 : 악수 한번 하자. 지안 : (손을 내밀어 동훈의 손을 잡고) 동훈 : (뿌듯해서 지안을 보며) 고맙다. 지안 : 제가 밥 살게요. 아저씨 맛있는 거 한번 사주고 싶어요. 동훈 : 그래. |

| 동훈 :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나? 지안 : 네… 네. |
드라마를 본 후, 나의 아저씨 대본집을 읽다보면 그때의 장면들이 생동감있게 떠오를 것입니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지 않고 나의 아저씨 대본집을 먼저 접한다면 섬세하게 쓰여있는 장면과 대사 등에서 나만의 상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따뜻한 위로와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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